3화. 완벽한 엄마들 틈에서
복직 후 첫 팀 회식 자리였다. 옆자리 동료가 휴대폰을 꺼내 아이 사진을 보여주며 웃었다. "얘 요즘 얼마나 예쁜 말만 하는지 몰라요. 어제는 저한테 '엄마 오늘도 예뻐' 그러는 거 있죠." 다들 웃으며 사진을 돌려 봤다. 나도 웃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나도 저 나이대 아이가 둘이나 있는데, 나는 왜 저렇게 웃으며 자랑할 얘깃거리가 하나도 없을까.
그 동료는 나와 같은 워킹맘이었고, 나와 비슷한 나이의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아이를 낳은 적 없는 사람처럼 완벽한 몸매를 유지했고, 빈틈없이 살림을 해냈고, 무엇보다 아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얼굴에 진짜 사랑이 묻어났다.
나는 그 앞에서 한없이 못나고 부족한 엄마가 되어 있었다.

사실 나는 아이가 태어나면 저절로 '엄마 모드'가 켜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둘째를 낳고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엄마들은 아이의 떼쓰는 몸짓도, 정신을 쏙 빼놓는 울음소리도 마냥 사랑스럽다고 했다. 나는 그 앞에서 사랑스러움 대신 짜증이 먼저 올라왔다.
그날 밤,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나 이제 못 하겠어. 오늘부터 애들은 자기가 맡아줘."
남편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알겠다고 했다.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수입으로 따지면 내가 나가서 버는 편이 나은 상황이었으니, 그도 그럴 만하다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그건 핑계였다. 나는 그냥, 육아로부터 완벽하게 도망친 것이었다.
다른 엄마들이 아이 자랑을 늘어놓을 때, 나는 자존감 대신 자존심을 세웠다. "나는 원래 육아 체질이 아니더라."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그렇게 웃는 동안에도 속으로는 점점 더 깊은 동굴 속으로 나 자신을 숨기고 있었다.
이 낯선 나라에서, 나는 자꾸만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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