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처음이라는 나라의 밤
낯선 나라에도 분명 아름다운 풍경은 있었다. 아이가 태어난 후 내 삶은 온통 '처음'으로 가득 찼다. 뒤집기에 처음 성공하던 날, 되집기까지 해내던 날, 배밀이는 건너뛰고 다짜고짜 네발로 기어다니기 시작하던 날, 무언가를 잡고 처음 일어서던 날. 하루하루가 낯설고, 그래서 더 반짝였다.
지치고 화가 나 있다가도 아이가 해맑게 다가와 말도 못하면서 눈빛만으로 엄마를 부르며 안겨오면, 그 체온이 너무 포근해서 나도 모르게 무장 해제되곤 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아이를 낳는구나. 그렇게 황홀했던 순간도 분명 많았다.

하지만 그 나라의 밤은 낮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새벽 세 시, 아이는 세 시간째 울고 있었다. 젖을 물려도, 기저귀를 갈아도, 안고 흔들어도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창밖은 캄캄했고, 온 세상에 나와 이 울음소리만 남은 것 같았다. 정수리부터 울리는 듯한 그 소리에, 나는 문득 아이를 아기 침대에 눕히고 방을 나와 문을 닫아버렸다.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두 귀를 틀어막았다. 문 너머로 여전히 울음소리가 들렸다.
날이 밝자 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하루를 시작했다.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갈고, 트림을 시키고, 재우고. 밤새 한숨도 못 잔 얼굴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육아를 이어갔다. 그리고 오후가 되자, 아이는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몇 번째인지도 모를 그 울음 앞에서, 밤새 눌러왔던 무언가가 한꺼번에 터져버렸다. 나는 울고 있는 아이를 아기 침대에 눕히고, 떨리는 손으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기야, 나 진짜 안 되겠어. 사표 쓰고 지금 당장 집으로 와."
반쯤은 협박이었다. 일도, 육아도, 지금까지의 내 삶도 다 잘 지켜낼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나였다. 그런 내가 지금, 수화기를 쥔 손을 떨며 무너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낮이 되면 나는 다시 태연한 얼굴을 했다. 어린이집 등원길, 유모차를 밀며 다른 엄마들과 마주치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엄마의 표정을 지었다. "어머, 오늘따라 더 예쁘네."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나 자신이, 집에서의 나와 너무 달라서 낯설고 혐오스러웠다.
이 아이를 내가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훗날 이 아이가 커서 나라는 사람을 미워하게 되지는 않을까. 지금 내가 하는 이 모든 행동들이 언젠가 이 아이의 어딘가에 흉터로 남게 되지는 않을까.
이상한 나라에 온 걸 환영한다고, 누구도 미리 말해주지 않았다. 그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하루, 이틀, 그렇게 늘어갔다. 그리고 그 밤들은, 둘째가 태어나고도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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